경제

BYD의 한국 진출, 테슬라의 대항마인가?

znjszj 2025. 4. 6. 12:47

현기차에게 다가오는 위기와 구조적 전환의 신호

2025년 상반기, 중국 전기차(EV) 제조업체인 BYD(비야디)가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하며, 국내 완성차 산업에 경고등이 켜졌다.
BYD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를 매출, 판매량 기준으로 추월하며 ‘제2의 테슬라’가 아닌, 새로운 기준점(New Benchmark)으로 급부상한 기업이다.
그런 BYD가 한국이라는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자동차 시장에 진입했다는 사실 자체가 단순한 진출을 넘어 구조적 변화의 서막임을 의미한다.


1. BYD는 어떤 기업인가? – ‘중국의 테슬라’를 넘어선 존재

BYD는 1995년 배터리 제조 기업으로 출범하여, 2003년 자동차 사업에 진출한 이후, 전기차와 배터리를 수직계열화한 유일한 글로벌 완성차 기업으로 평가된다.
2024년 한 해 동안 BYD는 전 세계에서 340만 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테슬라(약 330만 대)를 앞질렀다.
특히, BYD는 자사의 배터리 기술(LFP 기반 블레이드 배터리)을 통해, 원가 절감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한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다.

  • 배터리 자체 생산 → 공급망 안정성 확보
  • 저가 전기차에서 고급차까지 라인업 다변화
  • 중국 정부의 내수 보조금에 기대지 않는 수출 중심 전략

이는 단순한 ‘중국 기업’이 아닌, 독자적 기술과 글로벌 확장성을 갖춘 제조 주권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보여준다.


2. BYD의 한국 진출, 무엇이 다른가?

2025년 1월 BYD는 소형 전기 SUV 모델 ‘아토3(Atto3)’를 한국에 공식 출시하며 진입했다.
이 차량은 1회 충전 주행거리 약 430km, 각종 ADAS 기능, 심플한 UI 등으로 구성되며, 보조금 적용 시 실구매가는 약 2,000만 원대 중후반으로 책정되었다.

이 전략은 명확하다.
‘테슬라가 채우지 못한 가성비 시장’을 정조준하고,
‘현대·기아가 미처 대응하지 못한 틈새’를 파고들겠다는 접근이다.

그러나 단순히 가격만 앞세운 것은 아니다.

  • 블레이드 배터리를 통한 내화 안전성 확보
  • 해외 시장 전용 생산모델 투입 (유럽·일본과 동일 스펙)
  • 현지 서비스 인프라 구축(보증, AS 네트워크 구축 예정)

다만, 초반부터 보조금 신청 누락, 고객 응대 미숙, 차량 인도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하며 ‘중국산’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재확산되고 있다.


3. 테슬라와의 경쟁 구도 – 기술, 가격, 브랜드 삼각전

BYD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와 양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테슬라가 고급차 시장에서 ‘기술 중심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면, BYD는 기술을 현실화하여 대중화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 충전 속도: 테슬라는 슈퍼차저 네트워크 기반, BYD는 초고속 DC충전 기술 보유
  • 배터리 원가: 테슬라는 원통형 기반, BYD는 LFP 구조로 비용 효율성 확보
  • 시장 전략: 테슬라는 브랜드 충성도 중심, BYD는 성능 대비 가격 중심

즉, BYD는 테슬라의 가격 사각지대를 정조준하며,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는 중이다.
2025년 말까지 글로벌 BEV 시장 1위 수성도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시장에서도, 테슬라보다 낮은 진입 가격으로 전기차 진입 장벽을 허문다는 점에서 큰 위협이 된다.


4. 현대차·기아의 위기: 단순한 경쟁 아닌 구조적 문제

BYD의 진출이 무서운 이유는 단순한 가격 경쟁 때문이 아니다.
한국 완성차 산업이 갖고 있는 구조적 한계를 정면으로 찌르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 문제

  • 배터리 내재화 부족: 현대차는 아직도 배터리 원재료와 셀의 대부분을 외주 공급에 의존
  •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의 라인업 한계
  • 내연기관 중심 설계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함

반면 BYD는 배터리-모터-인버터 등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하며, ‘전기차를 처음부터 설계한 제조사’라는 점에서 완성도가 다르다.
현기차는 Ioniq 5/6, EV6 등 일부 전기차 모델로 호평을 받았지만, 여전히 가격, 충전 인프라, 후속 라인업 확보 면에서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5. 한국 소비자의 반응과 시장의 향방

현재까지 BYD의 아토3는 온라인 사전계약 수천 건을 기록했으나, 실제 계약 전환율과 출고율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국 소비자들은 “중국산 전기차는 싸지만 신뢰성에 의문”이라는 인식을 여전히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성능과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빠르게 허물어질 수 있다.
샤오미 스마트폰, 화웨이 기기, DJI 드론의 사례처럼, 가격-성능 균형이 무너지면 브랜드 충성도는 순식간에 흔들릴 수 있다.


결론: BYD의 진출은 ‘한파’가 아닌 ‘기후 변화’다

BYD의 한국 진출은 단순한 한 기업의 진입이 아니다.
이것은 ‘전기차 패권’이 동아시아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사건이며,
국내 완성차 산업이 기존의 프레임으로는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는 신호다.

현대차·기아는 더 이상 테슬라만을 경쟁자로 바라보지 말고,
가격·성능·수직계열화를 모두 갖춘 BYD와 같은 새로운 강자를 경계해야 한다.
또한, ‘품질’과 ‘서비스’라는 브랜드 가치 외에도, 가격 민감 소비자층을 겨냥한 전략형 EV 개발, 플랫폼-배터리 내재화, 국내 인프라 정비전면적 재설계가 필요하다.

아토3 사진